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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교수소식] 신경과학교실 송태진 교수, 이대서울병원이 말하는 ‘전문의 중심병원’ 성공 할 수 없는 이유

  • 의과대학 관리자

이대서울병원이 말하는 ‘전문의 중심병원’ 성공 할 수 없는 이유


송태진 교수 “빅5 외 병원 인력·경영난 심화…지방의료원 붕괴 가속화”
 챗GPT도 “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”…“궁극적 전문의 줄어 실패할 것”
 수련 국가책임제 하 진료·교육·수련에 ‘Attending System' 도입 제안도


의대 증원 사태로 병원 내 전공의들이 사라지면서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일명 ‘전문의 중심 병원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까지 의사 인력의 90%를 전문의로 운영해온 이대서울병원 의료진들은 정책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.
 
 이대서울병원 신경과 송태진 교수는 지난 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신경과학회 추계학술대회 ‘의료현안과 신경과의 미래’정책심포지엄에서 ‘전문의 중심병원 가능한가’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.
 
 송 교수는 “챗GPT에 우리나라가 전문의 중심병원이 가능한지를 물어본 결과, 한국의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은 전문의(필수과) 부족 등의 이유로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”고 답변했다며 ”신경과의 특성(당직 등) 등을 고려하고 좀 더 정확한 상황을 업데이트 했다면 더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을 것“이라고 했다.
 
 

송 교수는 “이대서울병원이 개원했을 때는 전문의로만 돼 있었던 것은 맞지만 사실 전문의만 있는 경우 전공의나 인턴 등 수련의들이 하는 일을 전문의들이 해야 한다”면서 “그러려면 현재 의료비용의 최소 3배 가량을 지출해야 하는데 현재의 대학병원 현실, 고질적인 저수가 정책으로는 불가능하다”고 꼬집었다.
 
 송 교수는 “의학이라는 것은 실제 환자를 대면하여 병력을 청취하고 진단하며, 치료하는 학문인데 현재는 전문의가 진료업무만 하는 것도 벅찬 상황”이라면서 “교육, 연구 등은 거의 할 수가 없다. 아마도 현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은 PA간호사 중심병원일 텐데 PA가 모든 의사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”라고 강조했다.
 
 특히 “일단 PA를 키우자 이야기하는데 PA는 누가 교육을 할 것이냐. 상급자나 수간호사들이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전문의 중심병원에서는 이 또한 전문의가 할 수밖에 없다”고 지적했다.
 
 또한 “의대정원 사태가 터지기 이전까지는 이대목동병원의 도움 등으로 가까스로 운영해 나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교수들의 로딩이 늘면서 사직과 휴진도 많아지고 실적은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”며 “신경과장으로서 내년에 과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”고 토로했다.
 
 "전문의 중심병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정의조차 불분명하다”는 송 교수는 “정부에서는 전문의 중심병원에 대한 정의부터 내리고 현장에 있는 의사들과 실행할 수 있는 방안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”고 했다.
 
 더욱이 “빅5병원의 경우 전문의 인력증원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할 수 있지만 그 외 병원들은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지방의료의 붕괴는 더 심각해질 것”이라면서 “전문의 중심 병원의 장점도 있지만 우리 의료현실상 단점이 훨씬 더 많으며, 시간이 갈수록 전문의 배출이 더 줄어들고 필수과 의사들이 더 줄어들어 궁극적으로는 전문의가 줄어들어 전문의 중심병원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”고 주장했다.
 
 한편, 이날 현장에서는 의대정원 사태로 병원을 떠나는 전공의들이 많아지게 될 경우 향후 전문의 수급조차 힘들어질 것에 대비 진료는 물론 교육과 수련에도 ‘어텐딩 시스템(Attending System)'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.
 
 신경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정진상(정진상신경과의원) 원장은 “미국 대학병원들의 전문의 수는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. 하지만 그들 모두 병원 소속은 아니다. 어텐딩 시스템을 쓰고 있기 때문”이라며 “신경과에서 먼저 어텐딩 시스템을 활용해 교수들의 외래진료를 줄이고 줄어든 그 시간을 교육에 활용한다면 진료와 교육, 수련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”이라고 말했다.
 
 신경과학회 김승현 이사장은 “지금처럼 모든 대학병원이 2~3명 전공의 인원을 신청하는 게 아닌 전공의들이 어느 병원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병원 로테이션을 통해 수련기간 동안 몇가지 항목 등에 몇시간 동안 수련을 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제도화한다면 값싼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”이라며 “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전공의 수련교육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필요하다”고 지적했다.
 
 다만 김 이사장은 이같은 수련 교육 변화도 전공의 수련비용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진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것이라며 정부도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가고자 한다면 전향적으로 인건비를 지원하거나 건강보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.
 
 출처 : 청년의사(http://www.docdocdoc.co.kr)